서울시 성북구, 강북구, 도봉구, 노원구를 아우르는 ‘동북 4구’는 근린 시설이 부족하고 그나마 쓰이고 있는 문화 시설은 열악해 주민들의 생활환경 만족도가 저조한 상황이다. 생활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해야 할 필요를 느낀 서울시는 이 일대를 중심으로 도시를 재생하고 활성화하고자 ‘창동, 상계 신경제중심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연계하여, 부족한 과학 교육 인프라를 확충해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줄이고 공공교육 인프라의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해 로봇과학관을 건립코자 한다. 도봉구 창동 1-25번지를 대상지로 정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성장세가 지속하는 로봇을 테마로 한다.
로봇과학관은 AI, 가상·증강현실, 홀로그램 등 최신의 로봇 과학 기술을 체험하고, 새로운 로봇을 탐구할 수 있는 심화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등 과학 문화 확산의 거점 기능을 담당한다. 첨단 기술과 최신 연구 동향을 관람객의 눈높이에서 해석하여 기초적인 공학 원리부터 로봇 연구의 미래 방향성까지 제시하는 전문 과학관이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창동 상계 지역의 신경제 중심지 이미지를 더욱 짙게 물들일 것이다.
2,500m2 면적의 땅에 들어설 로봇과학관은 지하 1층에서 지상 4층으로 이루어지며 6,305m2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총 307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서울시는 로봇과학관의 밑그림을 구상하기 위해 국제 설계 공모를 개최하기로 하고, 지난 11월 5일 공고를 했다. 공모를 통해 효율적 공간 구성과 각 시설의 도입 목적을 반영한 설계안을 채택하여, 문화·전시 시설이 부족한 지역 주민에게 과학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주고 동북권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국·내외 건축가, 조경, 도시설계 등 관련 분야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시행된 공모는, 11월 5일부터 30일까지 참가 등록을, 1월 21일에는 작품 접수가 이루어졌다. 1월 25일과 1월 30일, 양일 간 심사가 진행되었으며, 2월 1일에 최종 결과가 발표되었다.
심사위원진은 노은주건축사사무소 가온건축 대표, 구승회크래프트 건축사사무소 대표, 김창균유타 건축사사무소 대표, 하태석SCALe 건축사사무소(주) 대표, 유만선국립과천과학관 연구관, 이상 5인과, 예비심사위원 박인수파크이즈 건축사사무소 대표로 꾸려졌다.
총 47개 팀(국내 30개, 해외 17개)이 참여한 가운데, 높은 경쟁률을 뚫고 터키 건축가 ‘멜리케 알티니시크Melike Altinisik‘가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당선작은 구 모양으로 생긴 독특한 외형으로 로봇에 대한 상징성을 부여하고, 로봇 기술을 실제 건축 시공에 적용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설계부터 시공, 서비스, 전시 등 모든 과정에 로봇이 적용되어 미래 과학 기술과 건축 산업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였다.
이 안은 외관에 강렬한 정체성이 돋보이고, 단지 로봇을 전시하는 공간 뿐 아니라 건립 과정 전반에 로봇 기술을 응용한 점, 현장에서 시공 할 때에도 로봇으로 제작하고, 디자인, 서비스까지 하는 경험을 보여주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었다.
뿐만 아니라, 심사위원진은 “실제로 로봇 기술의 건축적 적용 측면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주변 창동에 들어설 여러 기술적 기반과 관련 산업의 종사자들의 지원 하에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큰 의미와 가치를 가질 것을 기대한다.”고 심사 소감을 밝혔다.
당선자에는 기본 및 실시설계 계약체결 우선협상권이 주어지며, 2등부터 5등까지는 각각 4천만 원, 3천만 원, 2천만 원, 천만 원 상당의 상금이 차등 지급된다.
미래지향적이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로서, 로봇 전문 과학관은 과학 문화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나아가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하며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 교육 체험을 제공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다가오는 2022년, 국내 최초의 로봇과학관으로서 미래 산업을 이끌어 갈 견인차 역할을 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 이지민 기자, 자료제공 / 서울도시공간개선단
당선작
Seoul robot science museum _ 멜리케 알티니시크Melike Altinisik
로봇과학박물관은 사회 전반에 걸쳐 과학과 기술의 혁신을 발전시키고 높이는 데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 동시에 미래의 건축과 사회에서 로봇의 주요 역할과 사명을 상징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 기술의 보편성을 고려할 때, 과학, 혁신 및 로봇이라는 주제로 선구적인 박물관의 수준 높은 건축 설계 솔루션을 우선적으로 여긴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즉, 설계 기술에서 형태 제작, 구조 설계, 재료에 이르기까지 로봇과 과학, 기술 및 혁신을 분명하게 드러내야 한다.
외형은 엄격한 기하학과 직각으로 된 형태보다 방향성이 없고 유연한 자연의 형태와 같은 구형을 택했다. 기능적 요구 사항과 편안한 공간을 충족시키고 물리적인 건축 요구 사항에 적응할 수있는 융통성을 뛰어 넘는 디자인 도구로서, 방향성이 없는 형태 안에서 도시 내 지향하는 바와 공공 장소와의 연결을 위한 광범위한 가능성을 만든다.
따라서 건물 표면의 유동적인 변형은 공공 공간을 내부로 끌어들이고, 보행자와 차량 동선을 교차하고 조직화하여 중간에 공간을 생성하는 것과 같은 목적으로 사용된다. 1층은 공공 실외 공간과 실내 공간 사이의 연속체 및 상호 작용을 제공한다. 바로 옆에 사진 미술관과 로봇 과학 박물관 사이의 공공 공간에 있는 사람들은 박물관의 과학적, 기술적 및 혁신적 사명에 직접 직면해 있는 셈이다.
현대의 제조 기술과 로봇 건설법 연구를 기반으로 새로운 건축 표현 방식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러한 방식은 이상적으로는 공사에 쓰이는 로봇, 서비스하는 로봇, 전시된 로봇, 그리고 방문객 간의 관계가 풍부하게 교류할 수 있도록 한다.
로봇은 여러 단계의 시공 과정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 로봇으로 팀을 꾸리고 분업하여 시간과 비용을 절약한다. 한 팀은 곡선 스테인레스 스틸 외관을 조립하고, 건축 정보 모델링 (BIM) 시스템을 중심으로 쌍곡선 금속판을 성형, 조립, 용접 및 광택 처리를 맡는다. 또 다른 팀은 주변 조경에 쓰일3D 프린트 콘크리트를 담당한다. 로봇 건설과 3D 프린트의 결합은 곧 건축 산업의 미래가 될 것이다. 이러한 기술은 건축가에게 새로운 것을 발명할 수 있는 자유를 준다.
로봇과학관은 로봇을 전시할 뿐만 아니라 설계, 제조, 건설에서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이 로봇으로 이뤄질 것이다. 즉, 현장에서 로봇에 의해 ‘자체 건설’으로 ‘첫 번째 전시회’를 시작하게 된다.